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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는 고통의 낭비자[내가 만난 명문장/김재혁]

    우리는 고통의 낭비자[내가 만난 명문장/김재혁]

    “우리는 고통의 낭비자. 우리는 얼마나 고통을 미리 내다보는가,/고통의 슬픈 지속을, 혹시 끝나지 않을까 하면서. 그러나/고통은 우리의 겨울 나뭇잎, 우리의 짙푸른 상록수,/우리의 은밀한 한 해의 계절 중의 한 계절 ―, 그런 시간일 뿐/아니라 ―, 고통은 장소요 주거지요 잠자리요 땅…

    • 2025-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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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다렸다가 좀 보세요[내가 만난 명문장/김소연]

    기다렸다가 좀 보세요[내가 만난 명문장/김소연]

    “레오는 인간이 만드는 것들이/자연에 존재하는 것보다/더 아름답다고 생각한다”―루이즈 글릭 ‘협동 농장의 겨울 요리법’ 중이 문장은 ‘노래’라는 시의 중간 즈음 등장한다. 잊고 싶지 않아서 이 페이지의 귀퉁이를 접었다. 이 구절을 처음 읽었을 때 나는 레오의 생각에 동의하지 못한 채로…

    • 2025-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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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존 지옥에서 벗어나는 방법[내가 만난 명문장/구병모]

    현존 지옥에서 벗어나는 방법[내가 만난 명문장/구병모]

    “살아 있는 사람들의 지옥은 미래의 어떤 것이 아니라 이미 이곳에 있는 것입니다.”―이탈로 칼비노 ‘보이지 않는 도시들’ 중실은 이 뒤로 이어지는 문장들이 진짜다. 현존하는 지옥에서 벗어나는 두 가지 방법을 말하는 구절이 나오기 때문이다. 단테 이후로 우리는 지옥이란 ‘이곳에 들어오는…

    • 2025-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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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욕망의 특성[내가 만난 명문장/이훤]

    욕망의 특성[내가 만난 명문장/이훤]

    “우의 가슴팍에 귀를 갖다대고는 했다. 빠르고 선명하며 성급한 내 심장과 달리 부정맥이 있고 점점 약해지는 중인 우의 심장은 태평하고 느긋하기 짝이 없었다. 게다가 종종 뛰는 것을 까먹고는 해서 우의 심장소리는 불규칙하고 둔한 리듬을 만들어냈다. 둥… … … 둥… 둥… 둥… … … 둥…

    • 2025-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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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희망을 노래해야 하는 이유[내가 만난 명문장/정끝별]

    희망을 노래해야 하는 이유[내가 만난 명문장/정끝별]

    “미안하지만 나는 이제 희망을 노래하련다.” ―기형도 ‘정거장에서의 충고’ 중 “육체는 슬프다, 아아! 그리고 나는 모든 책을 다 읽었구나”(말라르메 ‘바다의 미풍’)라고 말할 수는 없겠다. 다만 육체가 슬퍼지는 나이가 되도록 읽을 만큼 읽었으니, 나를 키운 건 팔 할이 ‘내가 만난…

    • 2025-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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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간 육체는 작은 생태계[내가 만난 명문장/김사월]

    인간 육체는 작은 생태계[내가 만난 명문장/김사월]

    “나마스테(namaste)!” 처음 요가원에 갔을 때 당황스러웠던 점은 의미도 모르는 동작의 이름을 들으며 엉거주춤 따라 해야 했던 것이다. ‘다운도그’는 엎드린 개 자세 같은 것으로 유추할 수 있었지만 ‘수리야나마스카라 A’는 도대체 무엇인지 상상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초보자는 그런…

    • 2025-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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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을 만드는 마음[내가 만난 명문장/함지은]

    책을 만드는 마음[내가 만난 명문장/함지은]

    “수단은 결과와 마찬가지로 진리의 일부이다. 진리의 추구는 그 자체로 진실해야 한다. 진실한 추구란 각 단계가 결과로 수렴된 수단의 진실성을 의미한다.”―조르주 페렉 ‘사물들’ 중 ‘사물들’에 인용된 카를 마르크스의 문장을 읽었을 때, 디자인이라는 일에 관한 생각이 조용히 정리되는 …

    • 2025-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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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울은 운명이 아니다[내가 만난 명문장/정용준]

    우울은 운명이 아니다[내가 만난 명문장/정용준]

    “생태는 운명이 아니다. 우울증을 안고도 얼마든지 훌륭한 삶을 살 수 있다. … 나는 날마다 살아있기를 선택한다.”―앤드루 솔로몬 ‘한낮의 우울’ 중 우울증 환자가 많아지고 스스로 죽기를 택하는 자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이 뉴스에 더는 놀라지 않고 슬퍼하지 않는 이 세계가 놀랍고 슬…

    • 2025-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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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능보다 사명[내가 만난 명문장/전지영]

    재능보다 사명[내가 만난 명문장/전지영]

    “내가 쓰지 않으면 사건들은 그 끝을 보지 못한다. 그저 일어난 일일 뿐.” ―아니 에르노 ‘젊은 남자’ 중 가끔 “제가 소설에 재능이 있을까요?”라고 묻는 사람을 만난다. 그때마다 소설 쓰기의 재능이란 무엇인가 고민해 보곤 한다. 사전에서는 재능에 대해 ‘어떤 일을 하는 데 필요한 …

    • 2025-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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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과 생시에 관한 물음[내가 만난 명문장/조온윤]

    꿈과 생시에 관한 물음[내가 만난 명문장/조온윤]

    “꿈속에서 행복했다면 그것도 인정돼요?”―아룬다티 로이 ‘작은 것들의 신’ 중꿈에서 괴로웠다면 그것도 인정될까? 초년 시절 나는 종종 꿈에서도 일을 했다. 과한 업무량과 압박감에 퇴근하고도 일 생각으로 경도됐던 탓이다. 꿈 얘기를 했더니 친구는 무급에 두 배로 일한 거라며 놀려댔다. …

    • 2025-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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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정과 공감[내가 만난 명문장/성혜령]

    동정과 공감[내가 만난 명문장/성혜령]

    “그런데 슬퍼는 하면서 왜 끝까지 함께해 주지 않는지, 왜 동정만 하고 공감은 안 하는지.”―인터뷰집 ‘우리 지금 이태원이야’ 중열일곱 살 여름, 나는 항암치료를 받고 있었다. 치료는 순조로웠지만 몸은 무서울 정도로 쇠약해져 내게 남은 시간이 얼마일까 혼자 가늠해 보곤 했다. 그때 나…

    • 2025-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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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도의 기록[내가 만난 명문장/이정화]

    애도의 기록[내가 만난 명문장/이정화]

    “집에서 나오려면 그 수밖에 없었어요.” ―제프리 유제니디스 ‘버진 수어사이드’ 중그날 아침은 리즈번가(家)에 남은 마지막 딸이 자살할 차례였다. 이번엔 메리였고, 터리즈처럼 수면제를 삼켰다. 처음은 막내 서실리아였다. 하지만 서실리아가 왜 자살했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이 작품은 …

    • 2025-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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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랑’의 정의[내가 만난 명문장/문은혜]

    ‘사랑’의 정의[내가 만난 명문장/문은혜]

    “사랑은 자기 자신이나 혹은 타인의 정신적 성장을 도와줄 목적으로 자기 자신을 확대시켜 나가려는 의지이다.”―스콧 펙 ‘아직도 가야 할 길’ 중사랑이란 무엇인가? 사람은 왜 사랑하고, 사랑받고 싶어 하는 것인가? 헤겔이 말한 인정투쟁의 욕구와 함께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감정은 인간에…

    • 2025-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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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지와 무사유의 악행[내가 만난 명문장/김민성]

    무지와 무사유의 악행[내가 만난 명문장/김민성]

    “당신 같으면 어떻게 하셨겠습니까?”―베른하르트 슐링크 ‘책 읽어주는 남자’ 중 평소 책보다 영화와 더 친숙한 나는 ‘책 읽어주는 남자’라는 소설을 영화로 먼저 접했다. 2008년에 개봉한 영화 ‘더 리더’로, 15세 소년과 36세 여성의 비밀스럽고 슬픈 사랑을 그리며 주인공 한나를 …

    • 2025-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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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 없는 삶의 역사[내가 만난 명문장/정의정]

    미래 없는 삶의 역사[내가 만난 명문장/정의정]

    “미래는 여전히 닫힌 봉투 안에 있었고 몇몇 퇴근길에는 사는 게 형벌 같았다.”―김기태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 중소설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에서 주인공 진주와 니콜라이가 서로를 인식하게 된 계기에는 하얀 봉투가 있다. 그 안에는 학교에 내야 할 돈을 재차 고지하는 안내문이 있었으므…

    • 2025-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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