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6.12/뉴스1
국민의힘 3선인 송언석(경북 김천) 의원과 김성원(경기 동두천-양주-연천을) 의원이 16일 치러지는 원내대표 선거에 나란히 출사표를 던졌다. 대선 패배 후 처음이자 193석의 거대 여당을 상대해야 하는 원내대표 선거가 영남 대 수도권, 옛 친윤(친윤석열) 대 친한(친한동훈)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주자들은 계파 갈등에 대한 비판 여론을 우려한 듯 통합과 쇄신을 강조했다.
송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피와 땀과 눈물로 변화의 길을 열겠다”면서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송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의 포퓰리즘과 입법 폭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다”며 “평생에 걸쳐 다져온 경제·재정 분야의 정책 전문성을 바탕으로 당의 변화와 쇄신을 이끌 든든한 밑거름이 되겠다”고 했다. 공약으로는 국민 경청 의원총회 연속 개최, 이재명 정부 감시를 위한 ‘그림자 내각’(Shadow Cabinet) 설치, 이념이 달라도 다른 정당·단체·학계 등과 연대하는 ‘오월동주 연합 전선’ 추진 등을 제시했다.
송 의원은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에서 정책조정본부장을 맡았지만 다른 대구경북(TK) 의원들보다는 비교적 친윤 색채가 옅어 범 친윤으로 분류된다. 기획재정부 2차관 출신으로 21대 국회에서 당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았으며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이다.
그는 영남권 친윤이라는 지적에 대해 “저는 친윤도, 친한도 아니다”라며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계파나 지역을 벗어나야만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당 혁신안에 대해서는 “집안에서 부친이 돌아가시면 자산 뿐만 아니라 부채도 상속받게 된다”며 “굴욕적 역사가 있다면 빛나는 역사도 있는데, 한쪽만 취할 수 없다. 모든 것을 종합할 방안이 필요하고 그러기 위해 의총과 당원들의 의견을 잘 수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6.12/뉴스1 이어 김 의원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은 지난 과오에 대해 처절하게 반성하고, 새로운 보수의 힘찬 시작을 해야 할 시점”이라며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원칙 있는 보수와 합리적인 중도라는 두 가치가 모두 살아 숨쉬는 정당으로 국민의힘을 리셋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 3선임을 강조하며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참패했던 결정적인 이유는 수도권에서 민심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수도권 민심을 가장 잘 아는 제가,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바통을 이어받아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쇄신과 변화의 시작”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를 비롯해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원내수석부대표 등을 지냈다.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 본회의장에서 계엄 해제 표결에 참여했으며 이번 대선 후보 경선에서는 한동훈 전 대표 지지선언을 해 친한계로 분류된다.
다만 김 의원은 특정 계파를 대리해 출마한 것이 아님을 강조하며 “수도권을 대표하는 새로운 인물이 국민의힘의 운전대를 맡아 보수 재건을 이끌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새 지도부 구성을 위해 전당대회를 열지, 새로 비대위를 꾸릴지에 대해서는 “원내대표 혼자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의 야당 재배정 요구에 더불어민주당이 반대하는 것을 두고는 “본인들이 여당이 된 걸 모르는 것 같다”며 “강력하게 제안하고 전향적으로 협상을 이끌겠다”고 했다.
6선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도 이날 “당이 백척간두의 위기에 서 있다. 원내대표 역할이 주어지면 기꺼이 수행해 나갈 것”이라며 출마 의지를 내보였다. 계파색이 비교적 옅고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4선 김도읍 의원(부산 강서)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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