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내공의 수출 히든카드 K컬처]
美식품기업 슈완스 CMO 인터뷰
2019년 CJ 인수후 K푸드 최첨병
“3년 내 ‘비비고’ 1조4000억원 가능”
CJ제일제당의 미국 자회사 ‘슈완스’의 페데리코 아레올라 브랜드마케팅 경영리더. CJ제일제당 제공
“미국에서 2028년까지 ‘비비고’를 연 매출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 규모의 브랜드로 키워 낼 것이다.”
11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만난 CJ제일제당의 미국 자회사 ‘슈완스’의 페데리코 아레올라 브랜드마케팅 경영리더(CMO)는 이 같은 목표를 밝혔다. 그는 “음료나 스낵 시장에는 ‘오레오’처럼 연 매출 10억 달러 브랜드가 존재하지만 가공 식품 분야에서는 아직 드물다”며 “비비고가 최초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CJ제일제당은 2019년 약 2조 원을 들여 슈완스를 인수해 미국 시장을 공략해 왔다. 2020년부터는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유통망을 통합해 미국 전역 6만여 개의 유통점에서 비비고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전략적 통합 덕분에 기존에 슈완스가 생산하던 냉동 피자 등의 매출을 포함한 CJ제일제당의 지난해 미국 매출은 4조7183억 원으로 뛰었다. 이는 2018년 대비 약 13배 성장한 것이다. CJ제일제당은 현재 미국 전역에 21개의 식품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햇반, 볶음밥, 김치 등을 현지 생산하고 있다.
비비고는 현재 미국 내 아시아권 냉동식품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비비고 단일 브랜드가 미국에서 낸 연 매출은 2023년에 이미 약 5억 달러(약 6800억 원)를 넘겼다. 아레올라 리더는 “K푸드의 인기가 높아지며 경쟁사들이 빠르게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며 “이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비고 브랜드가 미국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는 현지화다. 아레올라 리더는 “CJ제일제당 미국법인에는 만두 연구개발(R&D)팀이 따로 있을 정도”라며 “이렇게 개발된 것이 미국 내 비비고 제품 중 판매량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치킨&실란트로(고수) 만두’”라고 했다. 한국 만두소에는 돼지고기가 주로 쓰이는 것과 달리, 해당 제품에는 미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닭고기를 사용하고 고수 향을 가미했다. 이 제품은 한국에서는 판매되지 않는다.
비비고를 10억 달러 브랜드로 키우기 위한 방안 가운데 하나로 아레올라 리더는 ‘학교 급식’을 꼽는다. 어린 시절부터 한식을 접하게 해, 잠재적인 비비고 소비자들을 육성하는 장기적인 계획이다. 아레올라 리더는 “미국 잘파세대에게 한식을 익숙한 존재로 학습시키기 위해 슈완스의 학교 급식 사업부를 활용해 다양한 비비고 제품을 학교 급식에 넣고 있다”며 “만두, 김, 치킨 등 다양한 한식을 급식에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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