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평양’ 세계 최장 직통철도, 5년만에 운행 재개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10일 15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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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도 8일 걸려…코로나로 2020년부터 중단
北노동자 러 파견 등 경제교류 활성화될 듯

평양역. 2018.04.05. [평양=뉴시스]
평양역. 2018.04.05. [평양=뉴시스]
러시아 모스크바와 북한 평양을 잇는 직통철도가 17일부터 운행을 재개한다고 러시아 철도청이 9일 밝혔다. 이 노선은 2020년 코로나19 확산으로 운행이 중단됐다가 5년여 만에 재개되는 것이다. 북한 노동자의 러시아 파견이 수월해지는 등 양국 경제 교류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러시아 철도청은 이날 텔레그램 계정에 “북한 철도 당국과의 합의로 17일부터 평양과 모스크바 간의 국제 직통 철도 운행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이 철도 노선의 거리는 1만km를 넘으며, 세계 최장이라고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들은 전했다. 열차 탑승 기간은 무려 약 8일에 달한다. 열차는 한 달에 두 번 운행된다. 매월 3일과 17일 평양에서 출발해 각각 11일과 25일 모스크바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반대로 모스크바에서 평양으로 가는 열차는 매월 12일과 26일에 출발해 각각 20일, 다음달 4일에 도착한다.

이 열차는 러시아 하산, 우수리스크, 하바롭스크, 치타, 이르쿠츠크, 크라스노야르스크, 노보시비르스크, 옴스크, 예카테린부르크, 키로프, 코스트로마 등의 도시에 정차한다. 외신들에 따르면 모스크바-평양 직통 노선은 북한 객차가 모스크바-블라디보스토크 구간을 운행하는 열차에 연결됐다가 다시 다른 열차에 연결되는 방식으로 운행될 예정이다.

평양과 러시아 극동 하바롭스크 간 직통 열차도 19일부터 월 1회 운행되기 시작한다. 평양에서 매월 19일에 출발해 이틀 뒤인 21일 하바롭스크에 도착한다. 하바롭스크에서는 매월 21일 출발해 23일 평양에 도착한다.

러시아 철도청은 가까운 시일 내 티켓 판매를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승객들은 출발일로부터 최대 60일 전에 열차 티켓을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과 러시아 간의 철도는 코로나19가 번지기 시작한 2020년 2월 중단됐다가 이후 화물 운송만 소규모로 재개됐다. 지난해 6월 양측이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한 직후엔 북한과 러시아를 오가는 여객열차가 시범 운행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북한 두만강 근처 나선과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 하산 지역을 오가는 열차의 정기 운행이 재개됐다.

평양-모스크바 직통 노선은 지난해 6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한 지 1주년이 되는 시기에 재개됐다. 러시아가 올해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추진하고 있는 중이라 더 눈길을 끈다.

아르티옴 루킨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 교수는 북한전문매체 NK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노선 재개가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을 예고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비행기보다 긴 기차 여행은 사고 위험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노선 운행 재개로) 러시아와 북한 간의 승객 교통량이 관광객과 근로자를 중심으로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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